새로운 회사에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자동차가 필요해졌습니다. 이전 회사는 대중교통으로 충분했거든요. 그런데 새 회사는 지방 출장이 많아서 차가 필수였습니다. 면허는 있었는데, 대학교 때 따고 한 번도 운전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10년은 아니지만, 5년 이상 운전을 안 한 상태였거든요.
회사에 입사한 지 1주일 만에 팀장님이 '이번 목요일에 인천 출장 같이 가지 않을래' 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차를 못 구한다' 고 하자마자 '그럼 장기 렌트 하고 운전 연수 받아. 비용은 회사가 봐' 라고 하셨습니다. 감사한 마음도 들었지만, 솔직히 벌벌 떨렸습니다.
네이버에 초보운전연수를 검색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별점과 리뷰 수였습니다. 비슷한 가격대 업체 3곳을 찾았는데, 하나는 평점이 4.2, 다른 하나는 4.5, 마지막 하나는 4.8이었습니다. 후기를 읽어보니까 4일 패키지가 가장 인기 있었습니다. '1일차는 동네, 2일차는 큰 도로, 3일차는 야간, 4일차는 고속도로까지 간다' 는 리뷰가 많았거든요.
결국 4일 패키지를 선택했습니다. 가격은 56만원이었습니다. 8시간을 7만원씩이라고 생각하니까 나쁘지 않았습니다. 회사 동료한테 물어봤더니 '운전 연수는 정말 받길 잘했다' 고 하더라고요. 그 동료는 '독학으로 했다가 처음 고속도로 갔을 때 진짜 죽을 뻔했다' 고 했습니다 ㅋㅋ
첫날은 화요일 오후 3시에 시작했습니다. 강사님은 40대 여자분이셨는데, 엄마처럼 편안한 분이셨습니다. 보자마자 '처음 배우시는 거라고 들었어요. 이미 5년을 안 하신 손가락이 떨릴 겁니다. 그게 정상이에요' 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 하나로 긴장이 풀렸습니다.
첫 시간은 차 조작 방법부터 배웠습니다. 엔진 시동, 기어 조작, 페달 감각 등등이었습니다. 생각보다 까먹은 게 정말 많았습니다. 브레이크와 악셀을 구분 못 할 정도였거든요 ㅠㅠ 강사님이 '왼쪽이 브레이크, 오른쪽이 악셀. 양발로 사용하면 절대 안 됩니다' 라고 반복해서 알려주셨습니다. 다음 2시간은 동네 주택가 도로에서 출발과 정지를 반복했습니다.
둘째 날 수요일은 큰 도로 주행이었습니다. 장목로라는 4차선 도로로 나갔는데, 처음 2차선 도로에만 있던 내가 느닷없이 4차선이라니 오들오들했습니다. 강사님이 '1차선만 사용해요. 나중에 2차선도 배우고, 3차선도 배웁니다' 라고 했는데, 이 조금씩의 철학이 정말 좋았습니다.

이날 가장 힘들었던 건 차선 변경이었습니다. 옆에 차가 있으면 깜빡이를 켜고 거울을 보고 신호를 확인하고... 이 모든 과정을 동시에 해야 했거든요. 강사님이 '차선 변경은 한두 가지만 하지 마세요. 거울, 깜빡이, 신호, 다 동시에 합니다' 라고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게 기본이었습니다.
셋째 날 목요일 오후에는 지하주차장과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주차 연습을 집중적으로 했습니다. 지하주차장은 천장이 낮아서 차가 부딪힐까봐 정신없었습니다. 강사님이 '천장은 충분히 높아요. 옆 기둥을 조심하세요' 라고 하셨는데, 그래도 조심했습니다. 대형마트 주차장은 차가 많아서 더 어려웠습니다. 직진 주차는 괜찮았는데, 후진 주차는 정말 어렵더라고요.
후진 주차할 때 강사님이 말씀하신 게 있습니다. '오른쪽 거울에 차선이 45도 각도로 보이면 핸들을 완전히 오른쪽으로 돌려요. 그 다음 차가 일직선이 되면 핸들을 펴요' 라는 설명이었는데, 이게 정말 신기했습니다. 설명하신 대로 하니까 3번 정도만 실수했습니다.
넷째 날 금요일은 야간 고속도로였습니다. 보자마자 손이 떨렸습니다 ㅋㅋ 야간이라 시야가 안 좋았고, 고속도로라 차들이 빠르게 지나갔거든요. 강사님이 먼저 고속도로 룰을 설명해주셨습니다. '차로가 3개 이상이면 제일 왼쪽은 추월차로입니다. 우리는 가운데나 오른쪽 차로에서 움직입니다.'
고속도로 입구로 들어가는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신호가 없고, 다른 차들이 빠르게 달리고 있었거든요. 강사님이 '가속차로에서 앞의 차와 속도를 맞춰요. 그 다음 뒤에 차가 없으면 천천히 차선을 변경합니다' 라고 했습니다. 처음엔 무섭긴 했는데, 대략 30분이 지나갈 즈음엔 손이 조금 덜 떨렸습니다.
1시간 정도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인천 톨게이트 근처에서 빠져나갔습니다. 그 다음은 예정대로 다시 도시 도로로 나와서 마무리했습니다. 강사님이 '이제 당신은 충분해요. 1일부터 4일까지 배운 것들을 정리해서 운전하세요' 라고 하셨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4일 56만원이 비싼지 저렴한지는 요즘도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돈이 없었으면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낼 뻔했을지도 모른다는 거입니다. 지금은 팀장님이 시킨 인천 출장뿐 아니라, 경주 출장, 대전 출장까지 자차로 다니고 있습니다. 4일간 받은 연수가 제 인생을 정말 크게 바꿔놨습니다. 같은 상황에 있는 분들에게는 정말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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